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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구치 산시로와 안도 요시시게가 선사한 데자뷔

1920~1930년대 서울과 부산 풍경

 

-서울역사박물관은 매년 해외 소재 서울학 자료를 조사하고, 그 결과를 박물관 학술총서로 펴내

-그 동안 알려지지 않았던 1920~1930년대 서울과 부산의 풍경을 담은 그림을 국내에 최초로 소개

- 1929년 조선박람회 현장과 서울의 모습, 부산의 시장과 항구의 풍경을 생생하게 전달

 

서울역사박물관(관장 송인호)은 최근『1920~1930년대 그림으로 보는 경성과 부산』을 간행했다고 밝혔다.(사진 1)

 

서울역사박물관은 서울학 연구의 중심지로의 도약을 위해 매년 해외에 있는 서울학 자료를 발굴 및 조사하고, 그 결과를 서울학 학술총서로 발간하고 있다.

 

2017년에는 일본 시코쿠[四國]․큐슈[九州]・시즈오카[靜岡]・홋카이도[北海道] 지역에 있는 서울학 자료를 집중적으로 조사하고, 그 중에 시즈오카현[靜岡縣] 미시마시[三島市] 향토자료관과 시코쿠 에히메현[愛媛県] 마츠야마시호조후루사토관[松山市北条ふるさと館]에 소장된 일제강점기 서울과 부산의 풍경을 그린 그림 약 160여 점을 소개하고, 3편의 논고, 당시 문헌과 지도, 신문기사 등을 조사한 내용을 엮어 학술총서로 간행하였다.

서울역사박물관은 한양대학교 산학협력단(책임조사원 : 도미이 마사노리,冨井 正憲 교수)과 공동으로 2017년 5월과 8월 2차례에 걸쳐 현지조사를 실시하였는데, 미시마시향토자료관, 마츠야마시호조후루사토관, 도리류조[鳥居龍藏]기념박물관 등 20여 개 기관에 대한 조사를 진행하였다.

그 중에서 미시마시향토자료관 소장 서울 그림 60점과 마츠야마시호조후루사토관 소장 부산 그림 100여 점을 모아 학술총서로 간행하였다.

 

이번에 소개되는 자료는 우리나라에서 처음 공개되는 것으로 1920년대 ~ 1930년대 경성(서울)과 부산 두 도시의 풍경, 풍속, 시장, 인물 등을 관찰한 이방인의 시선이 담긴 작품들이다.

 

서울역사박물관은 이 작품들이 식민치하라는 시대적 아픔 속에서 일본인에 의해 남겨진 것이지만, 당시 경성과 부산의 생활상을 실감 있게 보여주는 자료란 점에서 그 시대를 객관적 시각으로 바라보고자 했다.

 

서울에 대한 그림은 일명 ‘미요로인형[三四呂人形]’으로 알려진 인형작가 노구치 산시로(野口三四郎, 1901~1937)가 그린 것으로 그는 1929년 조선박람회(1929.9.12.~10.31.) 당시 미츠코시[三越]백화점 사진촬영기사로 파견되었던 인물이다.(사진 2,3)

노구치 산시로는 1928년 일본 도쿄 니혼바시(日本橋) 미츠코시백화점 즉석사진부 기사로 근무하던 중 1929년 경성에서 열린 조선박람회에 설치된 자동사진촬영관 사진기사로 파견되었다.『조선박람회 경성협찬회 보고서』(1930)에 의하면 당시 사진을 찍은 사람은 총 1,227명이었다.(사진 4)

1929년 조선박람회에서의 새로운 경험은 그에게 영감을 주었고, 일본으로 돌아간 다음해인 1930년 그는 사진관을 그만 두고 본격적으로 인형을 제작하기 시작하였다. 조선박람회 때 그린 스케치도 인형으로 제작되어 ‘조선풍경’이라는 특징적인 작품군(作品群)을 형성하였다.(사진 5,6)

자연적 서정성과 천진성이 담긴 그의 작품은 그의 이름을 딴 ‘미요로인형’로 불렸으며, 점차 예술성을 인정받아 1936년 개최된 제1회 종합인형예술전시회에서 최고상을 받았다. 그러나 그는 1937년 안타깝게 세상을 떠났지만 그의 인형은 아직도 사랑받고 있다.

 

그는 조선박람회 동안 그가 근무했던 자동사진촬영관 뿐만 야외극장, 연예관, 대만관, 전라북도관 등 박람회 현장의 모습을 생생하게 그림으로 남겼다. 이 그림들은 전문화가가 그린 것은 아니지만, 그 동안 사진으로만 전해지던 조선박람회 모습을 새롭고 감각적인 필치로 전해주고 있다.

 

그의 자동사진촬영관 그림은 지금까지 알려진 사진에서는 찾아 볼 수 없었던 것으로 이를 기반으로 서울역사박물관은 추가조사를 실시하여 야외극장과 수족관 사이에 있던 카모츠루특설관[賀茂鶴特設館] 옆에 위치했음을 확인하고 관련 자료를 함께 책에 실었다.(사진 7,8)

 

또한 줄타기 등 야외공연이 열렸던 야외극장, 요즘의 놀이공원에 해당하는 어린이나라의 비행탑과 회전목마를 타는 모습, 전라북도관에서 시연을 하던 낙죽장(烙竹匠), 조선무(朝鮮舞)를 공연하던 연예관(演藝館)을 그린 그림을 당시 찍은『조선박람회 기념사진첩』과 비교하여 독자들의 이해를 도왔다.(사진 9~17)

 

그는 조선박람회가 끝난 후 약 1달 동안 조선에 머무르면서 경성과 조선의 풍경을 화폭에 담았다. 보신각과 종로, 광화문통에 있던 카페 우메노야[梅野屋] 등이 대표적이다.

보신각과 종로를 그린 그림은 ‘조선인 거리 메인스트리트(鮮人街メインストリート)’라는 메모와 함께 보신각, 최신식 건물로 지은 금은상 유창상회(裕昌商會)의 모습을 담고 있다.(사진 18,19)

우메노야는 기린맥주 등을 팔던 카페로 포스터와 시계가 걸린 내부에서 맥주를 마시는 남자와 기모노를 입은 일본인 여급(女給)들로 가득 찬 밤 풍경으로 그려졌다. 서울역사박물관은 문헌조사를 통하여 우메노야가 1940년대까지 광화문통 210번지에 위치했었던 사실도 밝혔다.(사진 20,21)

 

이 밖에도 전통공연장 광무대(光武臺), 조선인의 옷차림새, 농촌 풍경, 시장, 운동회, 동물 스케치 등 다양한 그림을 남겼으며, 이 그림들은 그의 인형작품으로 승화되었다.(사진 22,23,24)

 

부산에 대한 그림은 화가 안도 요시시게(安藤義茂,1888~1967)가 그린 것으로 그는 부산에서 악기상(樂器商)을 운영하던 부모를 따라 1927년부터 1935년까지 부산에 머무르면서 부산의 풍경을 화폭에 담았다. 특히 부산의 시장풍경은 일본 제국미술전람회(帝國美術展覽會)에서 연달아 입선하면서 화단의 주목을 받았다.(사진 25)

 

그의 시장풍경은 시끌벅적한 시장의 모습을 관찰하고 망설임 없는 선으로 그려낸 부평정(富平町)시장 그림을 필두로 광주리를 머리에 이거나 물건을 팔기 위해 좌판을 늘어놓은 상인과 흥정하는 사람들, 그 사이로 지나가는 아이들과 개 등 정겨운 풍경이 펼쳐져 있다.(사진 26,27)

 

부산 풍경은 바닷가 항구를 비롯하여 부산진성(釜山鎭城) 터, 겹겹이 쌓인 구릉 속에 자리 잡은 마을 등이 표현되어 항구이면서 구릉성 산지가 많은 부산의 특징적인 지형도 파악할 수 있다.(사진 28,29,30)

 

이 외에 택견을 구경하는 사람, 빨래하는 여인, 우물에서 물을 긷는 여인, 낚시하는 사람, 널 뛰는 사람 등 부산 사람들의 다양한 생활상이 그림의 주제가 되었다.(사진 31~34)

 

이번 학술총서는 서울역사박물관이 매년 진행하고 있는 해외소재 서울학 자료조사의 성과로 그 동안 한국은 물론 일본에서도 처음 소개되는 자료들이 다수 포함되어 있다. 이러한 성과는 도시역사박물관으로서 서울학 연구기반을 구축하기 위해 수년간 노력해 온 결과이다.

1929년 조선박람회와 조선풍경을 그린 노구치 산시로의 작품은 한국에 처음 소개되는 작품이며,

부산풍경을 그린 안도 요시시게 작품은 유화인 경우 국내외에 널리 알려져 있었지만 이번에 소개된 작품은 처음 공개되는 것이다.

 

해를 거듭하며 축적된 성과들은 서울이 가진 역사적 층위를 한층 풍요롭게 하고, 더 나아가 새로운 과제들을 발굴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다.

서울역사박물관은 조선시대 한양과 일제강점기 경성을 거쳐 대한민국의 서울에 이르기까지 다중적이고 중층적인 기억을 지닌 서울의 역사를 다루는 도시역사박물관으로서 앞으로도 잘 알려지지 않았던 서울의 흔적을 찾아 서울의 기억을 저장하는데 최선을 다할 계획이다.

 

 『1920~1930년대 그림으로 보는 경성과 부산』은 서울책방에서 구매할 수 있다.

(구입 문의 : 서울책방 02-739-7033 / 가격 19,000원

기타 문의 : 서울역사박물관 조사연구과 정지희 02-724-0180)

 

※자세한 사항은 붙임문서를 참고하세요.

첨부파일
1920-1930년대_그림으로_보는_경성과_부산.hwp (22 MB, application/haansofthwp, 다운 141 회) 1920-1930년대_그림으로_보는_경성과_부산.hwp 1920-1930년대_그림으로_보는_경성과_부산.hw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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