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유물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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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왕직미술품제작소[李王職美術品製作所]은 대한제국 황실의 내탕금으로 광화문 네거리에 공방을 설립하였으며, 일제강점기인 1937년경까지 30여 년간 운영되면서 전통 공예기술의 전승적 기반을 만들고, 나아가 그 전통을 오늘에 전하였다. 이러한 공예기술의 전승활동은, 현대공예의 모태 구실을 한 조선미술전람회 공예부의 역할과 더불어 중요한 근대 공예의 산실로 평가된다.

설립할 당시에는 ‘한성미술품제작소’로 출범하였으나, 1911년에는 ‘이왕직미술품제작소’, 1922년부터는 ‘주식회사 조선미술품제작소’로 명칭과 함께 운영주체가 일본인으로 바뀌었고, 제작활동의 성격도 상품을 생산하는 쪽으로 바뀌게 되었다.

설립 당시에는 금공부와 목공부, 염직부로 출범하여 1910년경에는 수요층의 요구에 따라 제묵부(製墨部)와 도자부를 추가로 신설하였다. 또한 최초로 도안을 도입하여 공예분야에 근대적 제작 방식을 보급하고 선도했다. 금공부는 주로 중국 청동제기의 형식을 은으로 재현한 소형 기념품 제작하였고, 목공부는 나전칠기를, 도자부는 당시 애호층 사이에 수집 열풍이 거셌던 청자 비색의 재현에 각각 주력하였다. 모든 제작품에는 이왕가의 오얏꽃 문장을 새겨 넣어 차별화를 시도하였고, 운영주체가 이왕가와 무관하게 된 1910년 이후에도 이 문장은 상업적 목적에 따라 지속적으로 새겨졌다.

이달의 유물에서는 서울역사박물관에 소장된 이왕직미술품제작소에서 생산되었거나 혹은 그 생산품일 것이라 추정되는 은제 유물들을 중심으로 살펴보고자 한다.

 

1. 운1079 ‘한미’명이화형잔받침

1908~1913

이준용의 묘에서 출토된 은제잔받침이다. 기형 자체가 대한제국 황실 문장인 이화문의 형태를 따르고 있다. 5개의 꽃잎 각각에 3개의 꽃술을 시문하였고 꽃술과 꽃대는 크게 과장되었다. 꽃술 중간부터는 ‘수(壽)’자문이 음각되어 있다. 한 가운데를 움푹 들어가도록 주조하여 잔이 움직이지 않도록 잡아주는 역할을 하는 동시에 굽의 기능을 하도록 하였다. 외저면에 ‘漢美’라는 명문이 있어 왕실기물 제작을 담당하던 한성미술품제작소(漢城美術品製作所)에서 제작한 것임을 알 수 있다.

 

2. 운1080 은제이화문잔

1908~1917

이준용의 묘에서 출토된 은제잔으로 ‘한미’명이화형잔받침(운1079)과 세트로 추정된다. 기벽이 0.4mm에 불과해 매우 숙련된 기술을 엿볼 수 있다. 내저면에 이화문이 양각되어 있어 왕실기물 제작을 담당하던 한성미술품제작소나 이왕직미술품제작소에서 만들었음을 알려준다. 그 외의 다른 부분에는 문양을 새기지 않아 단순하면서도 단아한 느낌을 준다. 외저면은 가운데가 살짝 들어간 형태이며 굽은 약 1mm의 돌대로 대신하고 있다. 제작시기를 알려주는 명문은 없지만 이화문이 있고 이준용이 사망한 연대로 보아 1908~1917년 사이에 제작되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3. 운1086 ‘옥상당(玉賞堂)’명담배갑

19세기말

이준용의 묘에서 출토된 휴대용 담배갑이다. 전체적으로 약간 둥글게 굽어지도록 만들어 잡기 편하게 되어 있다. 몸체와 뚜껑이 서로 엇갈리는 3개의 경첩으로 맞물려 고정되었다. 내부에는 담배가 쏟아지지 않도록 고무밴드가 부착되어 있다. 뚜껑 전체를 덮고 있는 C자형 식물무늬는 19세기말~20세기초 유럽과 미국에서 유행하였던 아르누보(Art nouveau)양식을 도입한 일본의 명치도안(명치도안)과 연관지을 수 있다. 이것은 당시 한성미술품제작소와 이왕직미술품제작소에서 명치도안을 수용했던 사실을 알려주는 예이기도 하다. 담배갑의 하단 잠금장치 안쪽에는 제작소나 상점명일 것으로 생각되는 ‘옥상당(玉賞堂)’이라는 명문이 있다.

 

4. 운1377 은제주전자

20세기초

반구형 동체에 평저, 유연하게 빠진 주구를 가진 소형주전자이다. 동체 내부 흔적으로 보아 단조로 성형되었다. 주구와 경부는 따로 제작하여 접합한 것으로 보인다. 경부의 끝은 직각으로 외반시켜 전을 만들고 뚜껑을 덮도록 하였다. 뚜껑 역시 같은 크기의 전이 둘러져 동체와 꼭 맞게 되어 있다. 뚜껑은 중앙에 2조의 얇은 음각선으로 원을 그렸다. 원 안에 오엽화형을 음각하고 그 중앙에 입체으 편구형 꼭지를 달아 리벳으로 고정시켰다. 동체 겉면은 매끄럽게 마연한 가운데 산수문을 새겨 넣었으며, 바닥면 중앙에 제작소명과 재질을 나타내는 ‘昌信’, ‘純銀’이라는 명문을 양각하였다.

 

5. 운1374 은제주발

1908~1913

몸체와 뚜껑으로 이루어진 발(鉢)이다. 구연부가 살짝 외반되었으며 완만한 곡선을 그리며 떨어지다가 굽 가까이에서 둥글게 오므라든 형태이다. 몸체에 전서체로 ‘수’, ‘복’, ‘강’, ‘녕’의 네 글자를 음각선으로 시문하고 금동을 덧입혀 사방에 배치하였다. 뚜껑에도 가운데 편평한 부분에 원형으로 도안화된 ‘수’자를 음각으로 시문하였다. 뚜껑 사방에는 동일한 모티프로 ‘부’와 ‘길’자를 반복적으로 배치하였다. 바닥에는 ‘한성미술’이라는 명문이 각인되어 있다. 이로 보아 한성미술품제작소에 제작된 것으로 추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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