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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적 보존처리로 되살아난 관우
‘성제묘 무신도-관운장 부부 초상’ 원형 복원

 

서울특별시 유형문화재 제403호 ‘성제묘 무신도-관운장 부부 초상’은 관우 신앙이 절정에 달했던 고종(19세기 말) 대의 유물이다.
궁중 화원에 의해 그려진 것으로 추정되며 조선시대 무신도 중 수작秀作으로 평가받고 있으나, 보존 상태가 좋지 않았다.
서울역사박물관은 지난 1년여간 과학적 보존처리를 진행해 ‘성제묘 무신도-관운장 부부 초상’을 제작 당시의 원형으로 복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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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제묘 무신도-관운장 부부 초상’의 가치와 특징

중국에서는 송대 이후 『삼국지연의』의 관우를 신격화하는 현상이 나타났다. 조선에서는 임진왜란 때 명나라 원군을 통해 관우 신앙이 유입되었고, 고종 대에 이르러서 국가 차원의 관우 신앙이 절정에 달했다. 이 시기인 19세기 말~20세기 초반에 그려진 관우도 중 현존하는 것은 10여 점 내외다. 서울역사박물관 ‘성제묘 무신도-관운장 부부 초상’에서 붉은 얼굴, 긴 수염, 길게 찢어진 눈으로 표현된 관우는 일월오봉도를 배경으로 익선관, 붉은 곤룡포를 입고 부인과 함께 하나의 화폭에 그려졌다. 조선 왕의 이미지를 담고 있는 조선식 관우도상의 특징을 보이고 있으며, 특이한 구도와 화려한 채색 기법 등이 돋보이는 유물이다.

 

 


과학적 보존처리를 위한 사전 조사

‘성제묘 무신도-관운장 부부 초상’의 보존처리를 위해 먼저 사전 조사를 진행했다. 보존처리의 최적화된 방법을 찾기 위한 사전 조사는 유물의 손상 부위와 정도를 파악하는 상태 조사와 과학적 조사 및 분석으로 나눌 수 있다. 상태 조사 단계에서는 실측 조사와 손상 지도 제작이 이뤄졌으며, 과학적 조사 및 분석 단계에서는 안료 분석, 종이 조사, 색도 측정, pH 측정, 현미경 촬영 등을 진행했다. 손상 지도 제작 과정에서 유물이 가로 방향으로 많이 꺾여 있고, 접착제 약화로 인한 들뜸 현상이 발생한 것을 확인했다. 또한 오염 물질에 의한 얼룩이 심하고 촛농이 일부 붙어 있었으며, 종이의 산성화가 많이 진행되어 열화된 상태였다. 종이는 모두 닥楮섬유로 만들어진 종이가 사용되었다. 특히 안료 분석 결과 회화 중 다소 격이 낮은 무신도임에도 불구하고 채색 재료 중 고급 안료인 석록과 석청이 사용된 것이 알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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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존처리 및 원형복원

‘성제묘 무신도-관운장 부부 초상’은 종이에 천연 안료로 채색되어 있는 족자다. 보존처리는 (1) 해체, (2) 크리닝, (3) 결실부 보강, (4) 배접 및 마무리의 단계로 나누어 진행되었다. 먼저 족자를 그림과 장황 부분(족자로 꾸미기 위해 사용된 종이, 축, 고리, 유소)으로 분리하는 해체작업을 했다. 이 과정에서 족자의 장황 부분에 쪽색의 종이가 덧붙여져 있음이 확인되어 이 부분을 제거했다. 그 다음 건·습식 크리닝으로 유물 표면에 부착된 오염 물질 등을 제거하여 원래의 색을 되찾았다. 결실부는 사용되었던 종이의 분석 데이터를 바탕으로 동일한 재료와 전통 접착제인 소맥전분 풀을 사용하여 보강했다. 족자에 사용된 장식품인 고리, 유소, 축은 모두 원형이 보존되어 있었다. 축은 원형을 사용했고, 부식과 열화가 발생한 고리와 유소는 재사용이 불가능하여 고증을 통해 새롭게 제작 후 부착했다. 보존처리는 제작 당시로 거슬러 올라가 다시 하나하나씩 조각을 맞춰 나가는 작업이다. 이를 통해 원형이 아닌 부분을 제거함으로써 유물을 제작 당시의 원형으로 복원할 수 있었다. 이번에 복원한 ‘성제묘 무신도-관운장 부부 초상’은 조선시대 관우신앙을 이해할 수 있는 가치가 높은 유물이며, 당시 사용된 채색 재료 등 중요한 미술사적 정보 또한 확인할 수 있는 소중한 자료다. 1년여의 시간을 거쳐 복원이 완료된 ‘성제묘 무신도-관운장 부부 초상’을 바라보며, 귀중한 유물을 후대에 잘 전달하기 위한 보존처리 작업에 더욱 사명감을 갖고 임해야겠다고 다짐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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