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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경관
1912년 조선총독부의 「시구개정에 관한 훈령」(제9호)과 「경성시구개수예정계획노선에 관한 고시」(제78호)에 따라 경복궁을 중심으로 한 조선의 전통적인 도시공간의 상징성은 해체되고 식민통치에 용이하고 치안확보를 위한 공간구조로 탈바꿈되기에 이른다. 도시의 도로·교량·하천을 근대적으로 정비함을 목적으로 한 ‘경성시구개정사업’의 주안점은 중심가로의 노폭확장과 그 직선화에 있었다.
일제는 ‘경성시구개정사업’의 목적이 도시공간의 효율성이라고 내세웠지만 한편으로 그것은 조선왕조의 정통성을 부정하고 전통적인 도시공간이 갖는 상징성을 해체하는 일이기도 했다. 특히 주요 간선도로의 노폭을 확장하고 노선을 확대하는 과정에서 광화문(1927년 경복궁 건춘문의 북편 담을 헐고 이곳으로 이건), 남대문(1907년 성벽 훼철), 영추문(1926년 철거), 서대문(1929년 철거), 서소문(1914년 철거), 흥화문(1932년 박문사로 이건하여 정문으로 사용) 등 도성의 주요 성문과 주변 성벽들이 파괴되거나 철거되었으며, 궁궐의 정문들이 이건(移建)되었다.
조선총독부 경성토목사무소에서는 1912년부터 1929년까지 진행된 경성시구개정사업의 과정을 사진첩 『경성시구개정사업 회고20년』(1930)으로 정리해 발간하였는데, 주요 도로의 개수전과 개수후의 모습을 상호 비교하여 방식으로 구성하여 식민지 도시계획의 정당성을 시각적으로 검증받고자 했다. 이 컬렉션에서는 시구개정사업에 의해 변모한 주요 간선도로의 가로경관 사진들을 모았는데, 『경성시구개정사업 회고20년』의 편집방식과 마찬가지로 개수 전·후의 모습을 비교해서 보여주는 거리 사진들도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