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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건축 이미지

을사조약이 체결되기 전인, 1902년 동경제대 조교수였던 세키노 타다시(關野貞)는 일본 내각과 동경제대 공과대학의 명을 받고 그 해 7월 5일부터 9월 4일까지 62일간의 짧은 기간 동안 경성(서울), 개성, 경주, 부산 등 조선의 전역을 돌면서 고조선·삼한·신라·고려·조선 시대의 고적·왕궁·사원·능묘·서원 등 옛 건축물과 유물들에 대한 개괄적인 조사에 착수하였다. 그는 1904년 그 조사결과를 『한국건축조사보고』(동경제국대학 공과대학 학술보고 제6호)로 정리하여 복명서로 제출·출간하였다.

건축사와 미술사의 맥락에서 조선의 건축물을 조사·연구한 세키노는 조선의 문화와 역사를 편향된 시각에서 바라보면서 일제의 식민담론인 정체사관(停滯史觀)을 전통건축에 투사했다. 이처럼 조선의 전통건축물들은 조선 왕조의 상징으로서 뿐만 아니라 조선의 향토색을 강조하거나 조선의 전근대성을 은유하는 이미지로 자주 표상되었다. 이 컬렉션에서는 한성 내 주요 궁궐의 전각과 성곽 및 성문 등의 사진들을 중심으로 구성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