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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신앙
1910년 입법, 사법, 행정의 삼권을 장악한 조선총독부는 식민지배의 효율성을 위해 조선을 대상으로 한 각종 조사사업을 시행했다. 우선 정치적 영역에서 ‘구관(舊慣)조사사업’과 ‘도서 및 고문서 조사사업’을 실시하여 식민지배의 기초를 다졌으며, 사회문화적 영역에서 ‘고적조사사업’과 ‘풍속 및 부락 조사사업’ 등의 식민지 조사사업을 전개하여 식민담론 창출에 활용했다. 또한 경제적 영역에서는 실질적 지배를 위한 ‘토지조사사업’을 전개하여 근대적 자본주의의 면모를 갖추려고 시도했다.
조선민속조사의 일환으로 이루어진 무속연구는 조선의 민속신앙이 일본 고대사회의 민속신앙과 닮아있음을 강조했다. 이는 조선의 종교가 고등종교로 발전하지 못한 채 원시적인 상태에 머물러 있음을 주장하기 위함이다. 이러한 주장을 증명하고 증거물로 보여주기 위해 장승과 무속인 등 민간 신앙 관련 사진들이 다수 촬영되었으며, 각종 인쇄물에 실린 민간 신앙 사진들은 근대 문명과 대비되는 원시적인 샤머니즘으로 소개되었다.
이 컬렉션에는 지역별로 장성, 벅수, 벅시, 법수, 당산할아버지라고 불리는 ‘장승’(일본인들은 장승을 도조신(道祖神)이라고 불렀다)과, 장승과 함께 서 있는 ‘솟대’와 마을의 수호신인 서낭을 모셔놓은 신당인 ‘성황당’들을 모았으며, 무속인과 점쟁이 그리고 민간에서 행해지는 각종 주술 행위를 촬영한 사진들을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