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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생
1894년 갑오개혁에 의해 신분제도가 철폐되면서 궁중과 지방관에 속한 관기가 해고되고, 1905년 여악의 폐지 그리고 1907년 관기제도가 폐지되면서, 1908년 이후 기생들은 ‘기생단속령’에 따라 기생조합을 중심으로 활동하기에 이른다. 기생조합은 1914년 ‘권번’이란 이름으로 바뀌었으며, 한성권번, 대정권번, 한남권번, 경화권번(후에 조선권번) 등을 가리켜 경성의 사권번이라 불렸다. 기생교육을 위해 기생조합에서는 속칭 기생학교라고 불리는 ‘기생양성소’를 세워, 어린 동기(童妓)들을 대상으로 일본어, 조선어, 산술, 서화 등을 가르쳤다.
그러나 일제는 기생이미지를 식민지 조선의 다양한 수사로 활용했는데, 일본식 오리엔탈리즘에 근거한 시선으로 기생을 봉건적이고 정체된 조선풍속의 하나로 그리고 수동적인 성적 대상물로 표상하였다. 이 과정에서 ‘기생’은 ‘조선여성’으로 다시 조선여성인 기생은 ‘식민지 조선’을 대리, 대표하는 은유의 연쇄가 일어나는데, 기생은 수동적인 조선의 여성상으로 그리고 정체되고 전근대적인 식민지 조선 전체의 이미지로 확대, 재생산되었다. 이렇게 표상된 기생의 이미지는 사진엽서와 사진첩 등 각종 인쇄물로 제작되어 불특정 다수에게 조선의 문화상품 또는 성 상품으로 팔려나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