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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장
개항 이후 유입된 서구의 근대적 시각문화는 조선인들의 세계인식을 바꿀 정도로 조선사회에 큰 영향을 끼쳤다. 특히 1903년 동대문 밖 한성전기회사 기계창에서 활동사진(영화)가 상영되고 1900년대 초 신파극을 비롯한 각종 일본의 공연물이 소개된 이래, 극장은 외부 세계와 만나는 새로운 소통의 장이었다. 남촌에는 이미 1904년 진고개에 경성좌라는 극장이 있었으며, 뒤이어 가부키좌(歌舞伎座), 수좌(壽座), 어성좌(御成座) 등의 공연공간이 생겨났다. 1910년대에는 조선 최초의 상설영화관인 경성고등연예관을 비롯하여, 대정관, 황금좌 등이 세워졌다. 북촌에도 남촌의 공연장에 자극을 받아 단성사, 장안사, 연흥사 등이 등장했다. 이후 영화가 대중문화의 하나로 자리 잡으면서 전문적인 영화관이 다수 세워졌는데, 조선극장, 동양극장, 우미관, 명치좌, 희락관, 약초극장 등이 북촌과 남촌에 들어섰다.
공연예술은 근대식 극장을 통해 발전했다. 전통공연예술을 비롯하여 신무용, 신연극 등이 극장 무대에 올랐다. 구중심처의 아악이 무대에 오르기도 했고, 최승희는 신무용으로 조선을 넘어 세계의 무희가 되었다. 경성상업회의소 2층에 위치했던 경성공회당은 일종의 시민회관으로, 태평통의 부민관(현 서울시의회청사)과 함께 음악 및 무용 공연과 강연회장으로 쓰였던 고급문화의 장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