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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조선의 장원급제자 - 홍패, 어사화 읽기
제목 내가 조선의 장원급제자 - 홍패, 어사화


내가 조선의 장원급제자 - 홍패, 어사화

 
이제 곧 신나는 여름방학이 다가옵니다. 방학 동안 뭘 할까 생각만 해도 즐거워요. 하지만, 슬프게도 방학 전에 넘어야 할 산, 기말고사가 남아 있네요. 요즘은 기말고사가 없는 학교도 많지만, 그래도 여전히 학교에선 공부할 게 너무 많지요. 여러분은 공부 열심히 하고 있나요?
 
옛날 조선시대 선비들은 참 공부를 좋아한 것 같아요. 천자문부터 시작해서 논어, 맹자 같은 어려운 한문책들을 날마다 손에서 놓지 않았다고 해요. 무엇 때문에 그렇게 열심히 공부했을까요? 가장 중요한 건 스스로의 수양이었어요. 날마다 배우며 참다운 사람이 되는 것을 공부의 근본으로 생각했어요. 그리고 더 나아가서 배운 것을 세상에 실천하는 걸 중요하게 여겼지요. 공부한대로 좀 더 좋은 세상을 만들려고 했고, 그러기 위해서 선비들은 과거에 급제하려고 노력했어요. 과거에 급제해야 관리가 될 수 있고, 고을의 수령도 될 수 있었거든요.
 
관리가 되기 위해 치러야 하는 과거시험은 참 복잡하고 어려웠답니다. 과거는 크게 소과와 대과로 나누어져 있었어요. 소과는 요즘으로 보면 수능시험과 비슷하다고 할 수 있겠네요. 소과에 합격하면 옛날의 대학인 성균관에 입학할 수 있었거든요. 대과가 보통 우리가 알고 있는 과거 시험인데 여기에서 급제하면 관리가 될 수 있었지요. 그런데 소과든 대과든 시험을 한 번만 보는 건 아니었어요. 소과는 2차시험까지 있었고, 대과는 3차시험까지 있었답니다. 그뿐이 아니예요. 각 시험마다 또 과목이 여러 가지가 있어서 최종적으로 급제하기까지 시험을 셀 수 없이 많이 봐야했어요.
 
그런데 이렇게 많은 시험들에서 9번이나 1등을 차지한 분도 있답니다. 누굴까요? 여러분 혹시 5,000원짜리 지폐에 그려져 있는 사람이 누구인지 아세요? 예, 바로 율곡 이이 선생님이지요. 이 분은 그 많은 과거 시험에서 9번이나 1등을 하셨다고 해요. 놀랍지요? 지폐에도 공부 잘하는 율곡 선생님이 그려져 있다니, 우리나라 사람들은 공부를 정말 좋아하나봐요.

과거 시험에는 보통 수만 명이 넘는 선비들이 응시했어요. 그 중에서 최종적으로 급제하는 사람은 겨우 33명에 불과했다고 합니다. 정말 대단하죠? 과거에 급제한 선비들에게는 ‘홍패(紅牌)’라고 하는 증명서를 주었어요. 붉은 색 종이에 글을 써서 홍패라고 했답니다. 과거 급제 증명서인 홍패는 너무나 귀한 것이어서 옛 조상들은 대대로 잘 보관해서 후손에게 물려주었지요. 위에 있는 사진 중에 붉은색 고문서가 바로 홍패예요. 그런데 그냥 홍패가 아니라, 1등인 장원급제자의 홍패랍니다.
 
내용을 보면 진사인 심악이라고 하는 분이 문과에서 1등으로 급제했다고 쓰여 있어요. 문과는 무예를 시험하는 무과와 달리 글공부 하는 선비들이 보는 시험을 말해요. 오른쪽 위에 써 있는 ‘교지(敎旨)’는 왕께서 내렸다는 것을 표현한 말이랍니다. 왼쪽에는 홍패를 내어준 날짜를 기록했어요. 전체적으로 색이 많이 바랬지만 여전히 붉은 종이인 걸 알 수 있죠?
 
과거에 급제한 사람들은 홍패 말고도 어사화라는 걸 받았어요. 길게 늘어뜨린 나뭇가지에 꽃이 달려있는 모양이지요. 이 꽃들은 종이로 만든 거랍니다. 과거급제자들은 모자에 어사화를 꽂고 거리를 돌아다니며 퍼레이드를 했지요. 수많은 사람들 중에서 33명에 뽑힌 급제자들, 그리고 그 가운데 장원한 사람들은 얼마나 자랑스러웠을까요?

여러분도 공부 열심히 하시길 바라요. 그런데 처음에 공부 하는 목적이 뭐라고 했지요? 맞아요. 자기 수양과 실천이예요. 공부는 단지 책을 읽고 외우는 게 아니라, 참다운 사람이 되기 위해 스스로 되새기고 다른 사람을 돕기 위해 실천하는 데 진정한 목적이 있는 거겠지요? 여러분도 공부하는 목적을 항상 잊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유물이름 : 심악 홍패
유물번호 : 서36205

유물이름 : 어사화
유물번호 : 서15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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