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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이 내린 이름, 시호 읽기
제목 왕이 내린 이름, 시호

왕이 내린 이름, 시호 


충무공이라고 하면 누가 생각나세요? 바로 충무공 이순신 장군이지요. 이순신하면 충무공, 충무공 하면 역시 이순신 장군입니다. 그런데 충무공은 무슨 뜻일까요?

옛날 사람들은 여러 가지 이름이 있었어요. 태어날 때 부모님이 지어주신 이름이 있었고, 성인이 되어 관례를 치를 때 받게 되는 ‘자(字)’ 라는 이름이 있어요. 그리고 스스로 붙이거나 또는 남이 불러주는 이름인 ‘호(號)’가 있었지요. 이렇게 여러 이름이 있어서 옛 사람들은 보통 본래 이름을 부르지 않고, 자나 호를 불렀다고 해요. 그런데, 자와 호 외에도 또 다른 이름이 있었는데 바로 시호(諡號)입니다. 충무공(忠武公)이 바로 이순신 장군의 시호이지요. 시호는 그 사람의 업적에 비추어 죽은 뒤에 주어지는 것인데, 같은 시호를 받은 사람도 종종 있었어요. 예를 들어 이순신 장군과 같이 임진왜란 때 활약한 김시민 장군의 시호도 충무이고, 삼국지에서 보았던 제갈량의 시호도 충무이지요.

시호는 생전에 공적이 있거나 학식이 높았던 인물에게 국왕이 내리는 이름이라고 할 수 있어요. 그래서 시호를 받은 사람은 많지 않았고, 받게되면 매우 영광스러운 일이었지요. 시호를 내릴 때는 붉은 색으로 물들인 종이에 금박 무늬를 입혀 치장하고, 시호의 내용을 써서 주었답니다. 위에 보이는 문서가 바로 시호를 내릴 때 사용한 문서인 시호교지입니다. 매우 고급스러워 보이지요?

이 문서는 1871년 10월에 이원정이라는 분에게 ‘문익(文翼)’이라는 시호를 내리기 위해 사용된 교지(敎旨)예요. 교지는 왕의 명령을 의미하는 말입니다. 이원정은 당파싸움이 심하던 숙종 때 대사간과 이조판서라는 높은 벼슬을 지낸 분입니다. 1680년에 남인이 몰락한 경신대출척이라는 사건이 일어나자 남인이었던 이원정도 형벌을 받다가 사망하였어요. 그 후 1689년에는 기사환국이라는 사건을 통해 남인이 다시 정권을 잡게 되었고, 이원정은 죽은 뒤에 벼슬이 영의정으로 높아졌지요. 그리고 그 후 200년 정도 흐른 1871년에 이원정은 고종임금으로부터 시호를 받게 되었어요. 이 문서가 바로 1871년에 고종이 내린 이원정의 시호교지입니다.

이원정의 시호는 무엇이었을까요? 문서의 마지막 부분에 보면 문익공(文翼公)이라는 시호를 내린다고 기록되어 있답니다. 그렇다면 문익이라는 말은 무슨 뜻일까요? 문(文)이라는 말은 ‘배우기를 부지런히 하고, 묻기를 좋아한다.’는 뜻이고, 익(翼)이라는 말은 ‘일을 고려할 때 깊고 멀리까지 헤아린다.’는 뜻입니다. 시호는 그 사람의 업적에 비추어 주어진다고 했지요? 이원정이라는 분이 생전에 어떤 분이었는지 요약해서 보여주는 시호인 것이지요.

옛 사람들은 이름이 많아서 좋았을까요? 아니면 불편했을까요? 여러분도 이름 말고 별명이 있나요? 어쩌면 이름보다 별명이 나 자신을 더 보여주는 것일 수도 있어요. 그러니 친구들에게 좋은 별명을 붙여주고, 좋은 별명으로 불리면 더 좋겠죠?
 
 
유물이름 : 이원정 시호교지
유물번호 : 서148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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